역사 / / 2023. 1. 28. 17:09

회갑에 대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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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작하는 삶

사람이 세 살에 태어나 61세가 되는 해를 회갑년이라고 하는데 환갑 또는 화갑 이라고도 한다. 간지가 60년 만에 한 바퀴 돌아온다는 뜻에서 유래된 말로 이는 자기가 태어난 해로 다시 돌아왔다는 뜻이니 '새로 시작하는 삶'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해 생일을 회갑일이라고도 하고 또 이날 마련하는 회갑잔치를 수연이라고도 한다.

살아 있는 조상에 대한 산 제사

예전부터 육십갑자를 생활의 리듬으로 삼아온 조상들은 새로운 갑자가 시작되는 것을 다시 한번 태어나는 것으로 여겼다. 요즘은 회갑이라 해도 고령층이라고 볼 수 없지만 조선시대만 해도 평균수명이 35세 정도였기 때문에 회갑을 넘기는 일은 크게 복을 받은 일이라고 여겼다. "회갑일부터는 남의나이를 먹는 것이다"라고 하거나 "세상을 두 번 산다"고도 말하였다. 또 회갑잔치를 "산 제사를 지낸다"고도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사람이 조상이 되는 시작은 회갑부터라고 여겼다. 큰아들 집에서 사는 부모가 세월이 흐르면 살림권을 아들부부에게 하나씩 넘기면서 사랑방으로 물러나게 되는데 이러한 의식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 회갑이다. 언뜻 보면 회갑의례가 조상숭배의 일부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기도 평택군 내아리의 주민들은 회갑을 산 제사라고 불렀다. 대부분 회갑 이후에는 일을 젊은이들에게 맡기고 편안한 노후생활로 전환하는 시기하고 생각한다.

만약 회갑이 지난 노인이 너무 극성스럽게 살림에 참견한다든지 돈에 관련한 일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비난의 대상이 된다. 예전에는 회갑 즈음에서부터는 현실 생활에서 서서히 떠나 죽음을 준비하는 비활동적인 단계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곧 회갑부터 죽음까지는 '살아 있지만 죽은 조상'의 대접을 받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죽음을 준비하는 은퇴기

우리 전통사회에서의 죽음은 갑자기 일어나는 단절의 현상이 아니었다. 회갑부터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죽음 이후에도 자손과 끊임없이 교류하는 문화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의 노인들은 죽음을 단절로 여기기보다는 생의 한 과정으로 인식하였다. 따라서 혼례를 앞둔 처녀가 혼례식을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회갑을 지낸 노인은 죽음을 준비하기 위하여 이때부터 관도 준비하고 수의도 미리 마련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묏자리도 구해 놓고 자손들과 죽은 뒤의 일처리 등에 대하여 상의하기도 하였다.

돌아가신 부모의 회갑날 제사

장성한 자녀들이 헌수배려를 올린다. 친척은 물론 이웃마을의 부모의 친구분들을 모두 초대하여 음식을 대접한다. 돌아가신 부모의 경우도 회갑날이 되면 친척들이 모여 제사를 모시고 추모하기도 하였다. 농촌에서는 아직도 회갑연을 가지는 예를 찾아볼 수 있으나 현대사회에서는 점차 잔치 대신 자손들이 효도관광여행을 보내드리거나 가족끼리 조촐하게 행사는 경향도 있다.

 

회갑 맞은 아이, 색동옷 입고 부모님께 헌수 올리다

제상과 다름없는 많은 음식을 회갑상 위에 진설하고 축배를 드리며 즐겁게 해 드린다. 이 날에는 축하잔치를 베푸는데 시부를 올리면서 즐기기도 한다. 만일에 회갑일을 맞이한 주인공의 부모가 살아계신다면 별도로 큰 상과 함께 돌상을 동시에 차린다. 부모가 볼 때 회갑을 맞는 아들이지만 부모에게는 마치 돌맞이 어린아이와 같다는 뜻에서 돌상을 차리는 것이다. 이를 오생반란지경이라 해서 회갑인 당사자가 어린애처럼 색동저고리를 입기도 하며 먼저 부모에게 헌수를 한 연후에 회갑상을 받는다. 회갑노인의 색동저고리를 만들기가 어려우므로 대신 홍색의 띠를 두르고 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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